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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루아의 부활, 워터포드 증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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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크림
22.11.30 조회 1,229

안녕하세요! 달리 멘토로 활동 중인 방구석 술쟁이, 단팥크림입니다.


오늘은 위스키의 가장 자연스러운 맛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증류소, 워터포드 증류소와 그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마스터 클래스에서 창립자 Mark Reynier 대표님를 뵈어 대표님의 생각, 워터포드 증류소의 비전과 워퍼포드 위스키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전문적이고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위스키를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새로운 내용이 될 것 같아 이렇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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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와인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한 Reynier는, 블렌디드 위스키만을 취급하던 예전 위스키 시장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고 해요.


그러나 83~85년도 독립병입자들이 우연히 싱글몰트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이래로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고, 이때를 기점으로 Murray McDavid라는 독립 병입 회사를 창립했습니다. 또한 그 유명한 브룩라디 증류소를 재창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분은 아일라 섬에 새로운 증류소를 차리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오늘 얘기할 ‘워터포드 증류소(Waterford distiller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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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증류소들에는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성들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그리고 워터포드 증류소의 핵심은 바로 떼루아와 투명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2가지가 워터포드 증류소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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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한 Reynier는 기존의 위스키 생산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그중 하나는 바로 떼루아(terrior)에 관한 것이죠. 떼루아는 불어에만 있는 고유한 단어로, Reynier는 이를 “세밀한 기후(microclimate)와 땅(soil), 그리고 지형(topography)의 삼차원적 상호작용”이라고 하고 있어요. 즉, 위스키를 만드는 ‘천天’, ‘지地’, ‘인人’에서 사람을 뺀 그 모든 요소들을 의미하죠.


와인에서는 이런 테루아를 강조하는 방면, 위스키에서는 전통적으로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다양한 사업자가 있는 와인에 비해, 위스키는 소수의 대형 회사들의 독과점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죠.


실제로 현재 스카치위스키의 60%는 2개의 회사에 의해, 크게 보면 80%가 5개의 회사에 운영되고 있어요. 워터포드가 위치한 아일라섬은 한 회사가 80%의 증류소를 소유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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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스키 시장에서 Reynier는 테루아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어떤 곳에서 자란 보리인지, 그리고 그 보리의 특징을 담는 위스키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런 생각은 좋은 보리를 재배할 수 있는 아일라 섬에 증류소를 설립해야 한다는 생각의 근원이 되었고, ‘싱글 팜 오리진’ 시리즈를 출시하는 시초가 되었습니다. 


이런 워터포드 증류소의 철학에 대해 혹자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기성의 위스키 메이커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해요. 그러나 워터포드 증류소는 테루아를 위한 보리 원종의 도입, 바이오다이나믹 농법과 무산소발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위스키에 테루아를 부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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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가치인 투명성은 이러한 테루아에 대한 노력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에요. 워터포드는 모든 것을 공개합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모든 것을 공개해요. 워터포드의 모든 위스키 뒷면에는 코드가 있어요. 이 코드를 검색하면 이 위스키의 모든 것을 가르쳐주죠. 보리의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과정, 생산되는 밭의 정보, 물과 효모의 종류, 발효시간과 오크통의 블렌딩 비율까지 전부 다요.


이런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위스키 업계가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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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날 5종류의 위스키를 시음해 보았는데, 정말 위스키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바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느꼈습니다. 와인과 커피는 어떤 재료를 누가 어디서 재배했는지 중시하는데, 위스키만은 유독 폐쇄적이고 비밀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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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캐스크가 중시되는 현 위스키 시장에서 정말 어려운 길을 가시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전체 위스키 시장에 언젠가는 큰 변화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각기 위스키에 대한 시음기까지 올린다면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이미 너무 길어진 것 같지만... ㅎㅎ)


정말로 워터포드 증류소와 Mark Reynier 대표님의 생각과 비전을 응원합니다!


또한 좋은 기회에 초대해 주신 ABDV社에도 감사의 말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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