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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투명화(Clarification),밀크워싱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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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씨
23.02.17 조회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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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흥미롭게 공부했었던 테크닉, 투명화 (Clarification)입니다.

재료들을, 칵테일을(어느정도) 투명하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으며 이로인해 다양한 장점,

그리고 시각적인 재미를 끌어낼 수 있는 테크닉이죠.

하지만 과연 맛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필요한 테크닉인가? 하는 의문점은 존재합니다.

그것까지 한번 이야기 나눠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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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밀크와싱 부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도 아직 투명화는 밀크워싱만 해봤기 때문에 주관적인 맛의 평가는 지금은 밀크워싱만 가능할것같습니다.

프로틴 투명화

밀크워싱은 우유나 특정 재료를 활용해 liquid에 들어있는 Insoluble(용해되지 않는) 물질들을 잡아서 응고 시켜버리면서 투명하게 바꾸어버리며 음료의 플레이버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텍스쳐를 바꾸기도합니다. 산(Acid) 과 유제품의 단백질을 결합시켜 Curdle, 응고시켜주는것이 포인트입니다. 같은 칵테일이지만 밀크워싱을 거치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탈바꿈 되기도 하는것이죠.

코코넛 크림과 파인애플 쥬스를 응고 시켜서 투명한 시럽을 만들기도 하며, 가장 유명한 밀크워싱 칵테일로는 클래리파이드 펀치나 피나콜라다가 있죠. 그리고 우유나 크림 말고도 계란 흰자를 사용 할수도 있습니다. 스톡이나 콩소메를 투명화 할때 요리사들이 사용하기도합니다.

원래 이 테크닉의 유래는 다양하게 나와있는데 1800년대에 산미 있는 칵테일을 조금 더 부드럽게 먹기 위해서, 장을 보호하고자 우유를 넣어 만들어 보려했습니다. 근데 응고가 되었고 결과물은 투명하게 나타났던것이죠.

1600년대에 밀크 펀치에서 유래되었기도 한데 1600년대에 English Milk Punch를 만들면서 유통기한을 조금 더 늘리고자, 투명화를 거쳐 길게 보관했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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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워싱을 거친 결과물을 맛보았을때 제가 느낀 바로는

플레이버를 조금 뺏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필터하는 과정에서, 응고되는 과정 속에서 플레이버의 손실이 있을수 밖에 없을것같긴합니다.

맛이 전반적으로 둥글어지며 이게 모서리가 깎인다는 느낌도 있지만 cloudy 해지는 맛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체감에 있어서는 더 좋아지는 편 입니다. 그래서 일관적인 맛, 그리고 보관 기간의 장점 때문에 그냥 미리 대용량으로 만들어두고 서빙하는 업장들도 있는 편이구요.

전반적으로 프리배치 칵테일의 느낌을 떠올려 보시면 좋을것같습니다.

그리고 텍스쳐는 확실히 부드러워집니다. 텍스쳐에 재미를 주는 부분이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유제품의 무게감이 담기진 않지만 알콜과 당분의 바디감이 있으니 과도하게 라이트 해지진 않습니다.

물론 어떤 칵테일을 만드냐에 따라서,들어가는 재료의 종류의 따라 결과물의 텍스쳐도 조금 달라집니다.

그리고 약간.. 그 뭐랄까 뽀로로 밀크맛? 뭐 그런거 먹으면 느껴지는 약간의 파우더 촉감이랄까 그런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유의 맛도 미세하게 느껴지긴합니다. 그래서 맛이 섬세한 칵테일을 만드는것에는 한계는 있는것같습니다. 다른 부재료의 플레이버가 강하다면 어느정도 가려질 수도 있구요.

밀크와싱이 매력적인 이유는 집에서도 특별한 도구 없이 해볼 수 있는 테크닉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치즈거름망(Cheese Cloth)과 같은 필터, 그리고 유제품이 있으면 되죠.

그리고 프리배치 칵테일의 장점을 가지고 있죠. 오래 보관할수있고, 메이킹을 거치지 않고 서브되기 때문이죠.

우유 말고도 아가-아가 (agar-agar)이나 젤라틴을 활용해서 투명화를 거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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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아가 (agar-agar), 젤라틴 투명화

둘다 밀크워싱이랑 비슷한 원리로, 액체에 용해되지 않는 요소들을 붙잡아 고체화시킵니다.

뜨거운 물에서 우선 결합을 풀어낸 다음, 투명화 시키고자 하는 액체(칵테일)와 섞어 쿨링을 시키면 얘네가 엮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이제 Syneresis 과정을 통해 젤이 액체를 방출하며 음료를 투명하게 바꿔버립니다.

두 재료간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아가아가는 해조에서 뽑아낸 젤 같은 형태이며 고체화가 상온에서 진행됩니다.

젤라틴은 동물 같은 곳에서 뽑아낸 콜라겐이며 고체화가 냉장온도에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두 재료들은 두가지 방법으로 투명화를 거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냉동,해동" 방식입니다

투명화 하고자하는 액체와 아가아가 혹은 젤라틴을 섞은 뒤

살짝 끓여서 얘네의 결합을 풀어낸 뒤, 5분정도 대기해서 얘네가 "투명화 활성상태"로 들어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냉동고에 넣어 하루정도 굳힌 다음 필터를 이용하면서 해동을 거치면됩니다.

아가아가는 상온에서 해동하면 되며, 젤라틴은 냉장고에서 해동 시키면됩니다.

높은 도수의 칵테일은 쉽게 얼지 않아서 해당 테크닉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빠른 젤화"입니다

좀더 쉽기도 하고 제가 영상에서 가장 많이 접해본 방식이긴 한데 얘는 아가아가만 해당합니다.

일단 위의 방식과 똑같이 가열을 해서 결합을 풀어냅니다.

여기서 아가아가의 비율은 음료의 0.02퍼 센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상온에 두면 젤화가 진행됩니다.

그다음에 휘핑기로 결합을 풀어낸 다음, 필터를 통해 걸러내면 됩니다.

섬세한 과일주스나 높은 도수의 칵테일도 해당 방식을 통해 투명화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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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필터링

거친 필터부터 촘촘한 필터로 단계적으로 필터링을 거쳐도 투명화가 될때도 있습니다.

큰 입자부터 거른 뒤 종이필터같은 촘촘한 필터로 거르는것이 포인트입니다.

토마토 쥬스도 이렇게 필터로 거르면 투명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모든 칵테일들이 다 완벽히 투명화 되어 나오진 않습니다.

그리고 단계적 필터링이다 보니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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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법으로 칵테일 투명화를 거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투명화를 거친 음료들은 시각적으로 봤을때와, 맛을 봤을때 갭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주기도 합니다. 투명하기에 맛도 비어있고 가벼울것 같지만 엄청 다채로운 플레이버가 담겨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많은 바텐더들이 하는 말이 있죠. "굳이?"

맛을 손실 보면서 멋낼라구, 단지 편하게 서브할라고 이렇게 내는것은 굳이 좋은 방법은 아니죠.

하지만 어떠한 면에서는 이 투명화가 더 장점으로 다가올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클라우디한 플레이버나 부드러움이 칵테일의 캐릭터와 어울릴때, 즉 "방향성이 맞을때"

그리고 불순물들을 최대한 제거를 해서 "탄산 주입을 용이하게 할때"

주스를 필터링해서 스터 칵테일에 활용하며 "스터 칵테일에 쉐이킹 칵테일 같은 산미를 줄때" 등등

좀더 좋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경우들은 일단은 요정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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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이 맞을때"

칵테일이 필요한 캐릭터가 먹먹한 플레이버 이거나 독특한 텍스쳐이거나, 무게감을 조절해야한다면 사용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뭐가 있으려나.. 공간이었나..? 마셨던 칵테일 중에 이런게 있었는데 트로피컬쪽으로 크리미한 느낌이 어울리는 그런 칵테일 이었던 것 같습니다.

약간 밤이나 고구마 같은 따듯한 플레이버가 있는 칵테일에 유제품을 쓰면서도 너무 크리미한 묵직함/ 느끼함을 주긴 싫지만 크리미함이 어울리긴 하니깐..! 이럴때 투명화를 접목해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페어링을 고려했을때 크림 칵테일을 조금더 라이트하고 깔끔하게 만들고 싶을때도 사용 됩니다.

망원의 "주에뉘" 디저트바 가게에서는 투명한 피나콜라다를 코코넛 마들렌과 페어링해서 서브하고있습니다.

피나콜라다의 묵직함을 죽여서 달콤한 디저트와의 부담을 줄여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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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 지금 그냥 토마토 냄새가 나서 생각나는 칵테일인데 "카프리제" 라는 칵테일이 있습니다.

믹솔로지 책에 푸드 인스파이어드에 있는데 투명화를 거친 토마토 쥬스를 활용합니다.

필터링 거쳐 깔끔한 플레이버가 남아있는 즙만 뽑아내 펄프나 무거운 질감을 담지 않는것이 포인트죠.

제스트는 증류를 거쳐 만드시는걸루 아는데 그냥 사진이 이뻐서 가져왔습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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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 주입을 용이하게 할때"

탄산을 주입할때 고려해야할게 생 과일의 펄프나 기타 '액체의 공간을 차지하는 물질들'입니다.

얘네들을 워싱이나 투명화를 통해서 걸러내면 더욱 효과적으로 탄산을 주입할 수 있죠.

제작년에 만들었던 위스키 사워 형태 칵테일인데 포트와인을 곁들인 뒤 탄산을 넣어 샴페인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생 레몬즙이 들어가기도 하고 금빛을 만들기 위해 밀크워싱을 거쳤는데 우유의 단백질 때문인지 기포가 빠글빠글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아가 파우더를 활용해 주입하는게 더 좋을것같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진토닉 위에 레몬즙을 토핑하는 형태에서 생 라임즙 말고 투명화를 거친 라임즙을 거쳤을때

더욱 탄산이 오래 살아있기도 하며 텍스쳐나 일체감 면에서 더 좋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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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 칵테일에 쉐이킹 칵테일 같은 산미를 줄때"

스터 칵테일에 높은 산미를 주기가 힘든 편이지만 투명화를 거치면 해결 되기도합니다. 리즐링이나 슈냉블랑 같이 어느정도의 바디감과 산미가 있는 와인을 떠올리시면 좋을것같습니다. 스터 칵테일의 묵직한 밀도의 바디감, 거기에 묘하게 높은, 상쾌한 시트러스가 더해지면(+레몬,라임의 텁텁한 느낌까지) 새로운 분위기의 칵테일이 탄생하는것이죠.

혹은 칵테일 하나를 모두 밀크워싱이나 투명화를 거치는것이 아닌, 시트러스나 쥬스나 이런 부재료들을 투명화 거친 뒤 합치면 맛의 손실이 크지도 않고 쉐이킹 하지 않고도 결합이 좋게 뽑아낼 수 있죠. 새로운 느낌의 사워 칵테일을 만들어 낼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쉐이킹 하던 칵테일을 스터한다고 더 맛있는건 아니니 그런 방향성 면도 고려하면 좋을것같습니다.

사진은 기슭의 하비월뱅어 입니다. 아직 가보질 못해서 제가 마셔본건 아니지만 진, 갈리아노, 산을 넣어 밀크워싱해 깔고 위에 오렌지 쥬스를 토핑 했다고합니다. 기존의 월뱅어와 Upside Down 컨셉인것이죠. 제가 추측하기에는 이런 높고 일체감 있는 산미를 담아내기 위해서 밀크워싱을 하신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렌지 쥬스의 밀도/ 텍스쳐를 고려하신 것일 수도 있구요. 아웅 다음에 꼭 가서 마셔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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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투명화/밀크워싱에 대해서 정리를 함 해보았는데 ...조금 더 다양한 시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것 같아서 재미있었네욤.

팁이나 레시피가 생각/찾을 때마다 추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앗 :)

출처: 펀치 드링크의 이곳저곳, 구글, 알콜공부방, 내머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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