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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들이 애용하는 일본의 보드카, "하쿠 보드카"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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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관리자
23.02.23 조회 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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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선반 위에서, 흔히 Top - Shelf 에서 존재감을 뿜뿜하며 장식 되어있는 보틀들은 사실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바에 딱 앉았을 때 처음으로 보여지는 오브젝트 이기 때문에 사실상 바의 이미지, 분위기와 직결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선반위에 놓여있는 술들은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고,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제품들로 선별되어 올라가 있죠.

그래서 충분히 맛도 있어야 하고, 어떨 때는 희귀한 제품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Top-Shelf 기주는 무엇인가요?

당신의 Top-Shelf 기주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바텐더들에게 Top-Shelf 기주는 어떤 걸 두냐, 특히 보드카는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물어봤을 때

많은 바텐더들은 "하쿠 보드카"를 언급했습니다.


유타에 위치한 High West Saloon 에서는 베스퍼 마티니에 하쿠를 가장 선호하며

샌디에고에 위치한 Consortium Holdings 에서는 하쿠를 이용한 김렛을 다방면으로 기분 좋은 칵테일이라며 선호하고 있습니다.


왜 하쿠 보드카는 바텐더들의 기주가 되었을까요?

오늘은 이제 막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산토리 증류소의 하쿠 보드카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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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들은 대부분 그 나라의 주식이 되는, 혹은 많이 재배되는 곡물들을 사용해 만들어지며 그래서 보통 밀이나 감자같은 곡물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 그레이구스와 앱솔루트 보드카 모두 밀을 원료로 하고있죠. 이런 곡물들을 발효하고 증류해서 보드카를 뽑아냅니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하쿠 보드카는 일본의 주식이 되는 백미를 100프로 사용하고있습니다. 또 쌀을 주식으로 먹는 베트남에서도 넵모이 라는 보드카가 유명하죠. 그럼 우리나라는..? 왜 없을까요? 라고 하기에는 소주가 있죠. 근데 소주를 쌀 보드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도 이 부분에 있어서 너무 애매모호한것같아 이곳저곳 물어보고 AI 통해서 답변을 받아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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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참이슬, 처음처럼과 같은 희석식 소주는 보드카와 전혀 다른 카테고리입니다.

보드카는 후첨가 되는 재료들 없이 증류주 그 자체만을 칭하고 있는데 희석식 소주는 도수도 너무 낮고

아스파탐 같은걸 포함해서 맛을 내는 이것저것을 첨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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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쌀 증류식 소주는 보드카의 범위 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정 방식이나 주정이나 재료에 있어서는 쌀 보드카로 부를 수는 있다만

이제 문화적으로 봤을 때 소주라는 고유한 카테고리가 있기 때문에

굳이 쌀 보드카로 칭하지는 않게 됩니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토끼 소주에서 출시하고 있는 선비 보드카를 쌀 보드카로 칭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쌀 보드카 소유국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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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다시 하쿠 보드카로 다시 돌아와서

라벨에 그려져있는 '흰 백' 한자는 일본에서 하쿠, 혹은 시로 라고 읽지만

백미를 뜻하는 하쿠마이 (白米) 에서 기원하여 하쿠라는 이름을 걸게 되었습니다.

하쿠 보드카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도정된 백미에 누룩을 넣어 발효를 하고 안정화를 거친 뒤 증류 작업으로 들어갑니다.

퀄리티 좋은 쌀 스피릿을 만들어내는 가고시마 현에서 1차적으로 증류를 거치며

두번째 증류부터는 프로세스를 구분하여 플레이버를 뽑아내는 증류 방식, 볼륨감을 뽑아내는 방식을 따로 사용해 블렌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나무를 구워 만든 숯을 통해 필터링해서 완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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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 보드카의 독특한 맛은 쌀과 누룩, 그리고 대나무 숯에서 옵니다.


도정을 거친 백미은은한 단맛과 섬세한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게 특징이며

누룩을 거쳐 플로럴한 아로마, 스파이시함까지 지니게 됩니다.

대나무 숯은 알콜에 들어있는 불순물들, 잡내를 스폰지 처럼 먹어버려서 더욱 맑고 투명한 맛을 표현하게되며

숯에 있는 미네랄들을 통해 하쿠 보드카에 부드러운 질감을 더하며 감칠맛, 단맛을 집어 넣죠.

직접 마셔보았을때 느낀 점은

기존 보드카들은 푸른색이 떠오르는 청량함과 깨끗함, 리프레싱한 느낌을 추구한다면

하쿠 보드카는 좀더 둥근 느낌의, 달콤함과 감칠맛을 머금고 있습니다.

보통 보드카 베이스의 칵테일을 만들 때 여백에 색칠을 한다 라고도 하는데

그레이구스나 앱솔루트는 맨들맨들한 A4용지에 그리는것같고

하쿠는 약간 까끌까끌한 한지 같은 느낌의 종이에 그리는 느낌?

좀 더 혀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전반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칵테일로 활용을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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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 보드카는 특히 바텐더들에게는 베스퍼 마티니를 만들 때 정말 애용하는 기주라고합니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플로럴함이 릴렛과 전반적인 베스퍼 마티니 캐릭터랑 궁합이 좋기 때문이죠.

시애틀 딥 다이브 바에서 만드는 궁극의 베스퍼 마티니 레시피는

하쿠 보드카와 로쿠진을 섞어 쓰고

만치노 사쿠라 베르무스를 넣어 전반적인 캐릭터에 밸런스를 맞춥니다.

(,...한국엔 없는 재료군요? ㅠㅠ)


하쿠 보드카는 이러한 가볍고, 플로럴하고, 리프레싱한 보드카 칵테일에 적합한 기주입니다.

허브를 첨가한 스매시 스타일이나, 보드카 김렛 같은 밝은 시트러스 류에도 어울린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녹차나 이런 티쪽이랑도 너무 잘 어울릴것같고

푸드 인스파이어드 칵테일에도, 뭐 콩 종류같은거랑도 잘 어울릴것같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글에서는 직접 하쿠 보드카로 몇가지 재미있는

칵테일을 만들어서 소개 드려보겠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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