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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 015 캐스크 기획전 <캐스크 만들기> 1편. 나무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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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관리자
22.11.18 조회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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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크 만들기> 1편.  나무 고르기


위스키 라벨을 읽다 보면, 이게 뭐지? 하는 단어들이 꽤 많아요. 아메리칸 캐스크, 유러피안 캐스크, 프렌치 캐스크 등등.. 영어로 되어 있어 읽을 수는 있지만,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들이 참 많이 쓰여 있죠. 오크통은 다 같은 오크통인줄만 알았는데뭘 그렇게 나누어 놓은 건지 아리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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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무는 많고 많지만, 사실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나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답니다. 우리가 위스키나 와인, 테킬라, 럼을 숙성하는 오크통도 단 몇 개의 품종으로만 이루어져요. 참나무를 뜻하는 오크이지만, 600종에 달하는 참나무 중 오크통 제작에 사용되는 품종은 몇 개 되지 않죠. 그마저도 아시아에서 위스키가 발달하면서 새로운 품종을 찾아내서 이 정도예요.





그래서 몇 가지만 알고 있으면, 위스키를 숙성하는 오크통, 즉 캐스크의 특성을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답니다. 이번 DM에서는 위스키에 쓰이는 나무의 품종과 여러 품종으로 캐스크를 만들 때 술에 입혀지는 맛의 특성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해요.


그러면 이제 출발해볼까요? 캐스크 그리고 나무의 세계로~ 🌲




왜 캐스크는 참나무를 쓰나요?


왜 굳이 '참나무'일까요?


참나무는 침출시켜도 인간에게 해로운 독 성분이 없고, 다른 나무에 비해 타닌, 바닐린 등이 풍부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바로 타일로시스의 존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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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로시스의 유무. (좌) 있음 (우) 없음


타일로시스는 나무 조직 안쪽의 수관, 도관 벽에 그물처럼 펼쳐진 구조를 말해요. 참나무에서 생성된 타일로시스가 나무의 수관을 막아 액체를 가득 담고 숙성해도 흘러내리지 않죠. 이 타일로시스의 양에 따라 목재 가공 난이도가 달라질 정도로 중요한 요소예요.







그럼 오크통에 쓰이는 참나무의 종류를 몇 가지 알아볼게요!


1. 알바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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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라고 부르는 참나무 품종이에요. 북미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어요. 가장 많이, 흔하게 쓰는 품종이죠. 우리가 위스키를 숙성하는 캐스크의 80~90%는 이 나무로 만들어졌어요.


이 나무의 강점은 바로 압도적인 생산성에 있어요. 유럽에서 자라는 참나무는 다 자라는 데 100년 정도가 걸리지만, 미국의 알바참나무는 70년이면 다 자라죠. 게다가 옹이도 거의 없이 곧게 자라고, 타일로시스도 굉장히 풍부하기 때문에 가공 난이도가 훨씬 낮다고 하네요. 나무 하나를 잘라낼 때 50%가량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유럽의 참나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이죠. 이런저런 이유를 다 감안하면 유럽 참나무의 3배에 가까운 생산성을 가지고 있어요


이 나무로 만든 오크통에서는 스파이시함, 바닐라 느낌, 코코넛 느낌이 술에 배어들어요. 이 나무에는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리그닌은 열을 받으면 바닐라 맛을 내는 '바닐린'이라는 성분으로 분해된답니다.




2. 로부르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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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유러피안 오크라고 부르는 품종이에요. 요즈음은 프렌치 오크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불러요. 스페인의 이베리아반도부터 러시아 중서부까지유럽 전역에 고루 분포하는 품종이랍니다.


곧게 자라는 특성이 있어 캐스크 제작에 적합하지만, 나뭇결 간격이 촘촘한 아메리칸 오크와 다르게, 나뭇결이 넓은 편이라 가공이 좀 더 까다로워요. 게다가 다 자라는 데 100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죠. 이 나무의 산지는 프랑스의 리무쟁숲이 유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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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이 나무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 나무로 만든 캐스크에서 배어드는 맛 때문이에요. 이 나무에는 구운 사과 향을 내는 '엘리기타닌'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 나무로 만든 캐스크에서 숙성한 술은 달콤하고 꾸덕한 맛을 내게 돼요.


이런 특성을 살려 와인이나 코냑 숙성에 많이 쓰인답니다. 특히 이 유러피안 오크에 셰리 와인을 숙성하게 되면 바로 유러피안 셰리 오크가 되는데, 셰리 와인의 꾸덕함과 나무의 과일 맛이 합쳐져 훌륭한 시너지를 낸답니다. 위스키 증류소들도 이것을 잘 알기 때문에, 유러피안 셰리 오크통을 사용한 경우에는 라벨에 자랑스럽게 표기하고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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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모어 19 프렌치오크 숙성




3. 페트라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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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르참나무뿐만 아니라, 페트라참나무도 유러피안 오크라고 불러요.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중부 유럽에 분포하는 품종이예요. 다만, 이 참나무는 옹이가 많고덜 곧게 자라는 편이라 목재로서의 품질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에요


이 나무의 특징은 유러피안 오크임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오크처럼 '락톤'이 풍부해서 스파이시한 맛을 내어준다는 거예요. 이 나무로 만든 캐스크 또한 주정 강화 와인이나 와인 숙성에 쓰인 뒤 위스키 숙성에 쓰이곤 한답니다.



 4. 몽골리카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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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 짐작했겠지만, 아시아에서 자생하고 있는 참나무예요. 이건 일본의 위스키 붐 이후에나 사용되기 시작한 품종이라, 시중에 이 참나무를 사용한 위스키가 많이 있지는 않아요.


아시아 전역에 분포하는 이 참나무는 우리에게 신갈나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아시아 전역에 넓게 분포함에도 지금까지 외면받았던 이유는 그 생산성에 있어요나무의 목질이 무른 편이고, 옹이가 많아서 가공이 어렵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참나무에는 '리그닌' 성분이 엄청나게 풍부해서 열을 가하면 바닐린이 많이 생성되는데, 이 나무로 만든 캐스크에 숙성하면 상당히 부드럽고 바닐라 맛이 풍부한 술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본의 미즈나라 캐스크를 시작으로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품종이에요. 최근 우리나라의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에서도 국산 신갈나무 오크통을 이용한 위스키를 내놓은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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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맛을 결정하는 것의 85퍼센트는 오크통이라고 하죠십수 년의 세월 동안 오크통에서 위스키가 숙성되면서 맛이 배어들거든요쉽고 직관적인 셰리버번의 구분 외에도어떤 지역의 어떤 품종의 나무로 만든 오크에서 숙성했는지까지 알게 되면 어떤 맛을 가지게 될지 예상하고 구매할 수 있을 거예요.


알고 마시면 더 맛있을 뿐만 아니라마시기 전에도 맛있을 걸 알지도 모르잖아요?


오늘은 <캐스크 만들기> 기획전 중 첫번째 시리즈인 '나무 고르기' 이야기를 해봤어요.  앞으로 계속 될 캐스크 만들기 기획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ㅎㅎ 다양한 참나무와 그들의 특성까지 알고 나니, 다양한 캐스크에서 숙성되는 술의 특성도 알기 쉬웠죠? 😋

그럼 우리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술 이야기로 만나요.

이만 안녕, 다음에 또 DM 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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